고3에 처음 내가 정계정맥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아직 어리기도 하고 문제될 것이 없었기에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시간이 흐를 수록 문제의 정맥 크기가 커져서 신경이 점차 더 쓰이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정자의 운동성이 낮아져 있음을 확인하고 칠곡경대병원에의 수술을 받게 되었다. 혈액검사, 소변검사, 신장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했고 기말고사가 끝나는 7월 초에 수술을 잡았다.
척수마취와 전신마취 중에서 처음에는 척수마취를 하려고 했는데 척수마취는 수술 후 6시간 꼼짝없이 누워 고개를 들지 않아야하고 이를 어길 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내가 허리디스크가 있음과 수술 직전 약간의 발열로 전신마취로 바꿔 수술하였다. 입원수술로 상세한 설명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입원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정말 심각한 병으로 입원해 계신 분들이 많았고 병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모습을 보았다. 보호자가 나이가 많아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았다. 바깥 세상과는 아예다른 모습에 숙연해졌다. 밥을 먹는 것도, 양치를 하는 것도, 머리를 감는 것도, 화장실을 가는 것도 힘든. 병원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평소 내가 누려왔던 일상들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고 내가 행복한 일상에서의 했던 고민들, 받았던 스트레스들이 초라해보였다. 그저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한 시간을,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을 온전히 느끼는 것.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 삶의 마지막에서, 과거를 되돌아봤을 때,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시간들을 온전히 느꼈는지 다시 질문을 할 것 같다.
사랑한다는 말을 더 많이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더 많이 하고, 더 많이 웃고, 맛있는 것도 먹고, 이야기도 많이하고. 또 많이 웃고. 하는 일이 잘 안되어도, 건강하다는 것에 감사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원래 나의 좌우명 키워드는 '마음, 재미, 사랑, 나눔, 실천'이었다.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서 만들었다. 진심의 마음으로, 재밌는 것을 하고, 사랑하고, 나누자. 그리고 이러한 마음자산을 실천을 통해 실현하자. 이제는 '건강, 능력, 사랑'만을 생각하고 싶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그럼 뭐든지 할 수 있다. 그런 삶에 감사하며 삶의 행복을 사랑으로 느끼고 싶다. 가족, 친구, 그리고 팀원.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팀원들과 으쌰으쌰하며 배우고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또 내가 성장했을 때, 부족한 팀원을 서포팅하며 으쌰으쌰할 수 있다. 그렇게 외롭지 않은 일터를 만들고 싶다. 사랑을 하며 일하고 싶다.
몇년간의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관리해오던 허리디스크가 재발했다. 그 이유는 수술로 약해진 근육과 3일간 누워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런 상태에서 집에서 쑤구려 세수를 하다가 허리가 뜨끔함과 동시에 일어나기도 힘든 상황이 되었다. 다행히 하루 정도 가만히 누워 진정을 취하니 조금 나아져 이제는 일어서서 화장실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 한 번 경험한 적이 있어 어떻게 해야하고, 어느 정도에 나아지는지에 대한 감이 있어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있다. 다만, 다음에는 몸이 약해졌을 때, 허리를 굉장히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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