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명작을 발견했다.
아니,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에 딱 맞는 영화를 발견했다.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혼란스러움인 것 같다. 이제 곧 서른인데 여전히 혼란스럽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돈을 벌려고 회사에 취직했다. 막상 돈을 또 벌다보니, 이게 나한테 맞는 일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입사 전 밝고 하루를 즐겁게 시작했던 나의 모습이 점차 줄어들고
지루함 속에서, 그저 지적당하지 않을 만큼의 에너지만 회사에 써야지 하는 모습.
하루를 살더라도 즐겁게 살고 싶은데
나의 삶이 회사에서 썩어가는 것 같아서
하루라도 빨리 다른 길을 찾지 않으면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위기감에 쌓였다.
내가 하루하루 애쓰고 있긴 한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그런데 영화에서 "이런 교훈도 있어"하며 이야기해준 것 같다.
영화의 교훈은, 뭔가를 애쓰고 있는데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을 때, 내가 한 일로 느낀 보람을 다시 떠올려보자는 것.
영화의 주인공, Mr.윌리엄스는 영국의 고참 공무원이다. 감정이 없는 기계처럼 사무업무를 긴 세월동안 봤다. 그와 반대로 새로 입사한 새내기 공무원들은, 아직 표정이 살아있다. 고리타분한 분위기, 규율, 끝없는 민원업무 속에서 주인공은 자연스레 기계적인 사람이 되었다.
벌어둔 돈이 있지만 자신을 위해서 제대로 써본적이 없는 듯 하다.
그러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는 남은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쓰기 위해 애쓴다.
지구가 내일 멸망한다면 뭐할꺼야?라고 친구에게 물으면 보통은 소중한 사람이랑 저녁식사를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나도 그렇다.
그러나 영화에서 가장 슬픈 부분인데, 주인공은 유일한 가족인 아들이 자신을 건강을 말하기 가장 어려운 사람이었다.
주인공을 포함해서 우리들은,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다.
일과 돈, 내집마련, 육아 그리고 끝없는 것들이 1순위인 탓에.
직장동료를 포함해서 가족, 친구 등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정'을 잊고 살아간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우리의 삶이 무한하다고 느껴서 그런 것 같다.
나를 포함한 많은 청년들이 두려워 하는 것은, 미래에 나이가 들었을 때, 회사에서도 찬 밥 신세가 될 때, 돈을 더 이상 벌지 못할 때, 노후를 초라하게 보내는 것이다.
현재도 힘들지만 미래는 더욱 힘들것이 눈에 빤히 보이기에, 미래에 돈없는 설움이, 그 고통이 이미 크게 다가와있기 때문에 우리는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만약, 영화의 주인공처럼, 남은 살 날을 카운팅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때서야, 주변을 돌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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