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 끝자락인 8월 즈음부터 시작한 활동이 오늘 성과공유회로 마무리되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못했지만 SK실트론으로부터 DSP공정 데이터를 제공받아 데이터분석을 경험할 수 있었다. 본 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먼저 세상의 많은 것들이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것들이 데이터화 되는 만큼, 데이터를 다루는 것을 해보고 싶었고 기업의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해보는 것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였다.
이름모를 숫자들로 표시된 인자들을 보며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9월 경 중간 미팅을 통해서 데이터분석의 목적과 인자들의 의미, 중요하게 파악해야할 것들을 확인하며 분석이 진전을 보였다. 총 3개의 학교가 참여하였지만 본 성과공유회에는 우리학교만 참석하였고 다른 학교들은 이미 결과자료를 제출하였었고 발표는 하지 않았다. 사실 다른 학교들이 어떻게 진행했는지도 궁금했는데 이부분은 아쉬웠다.
처음으로 방문하게된 실트론은 대기업답게 보안이 철저했다. 도착하자마자 긴장했는지 화장실부터 들어갔는데 화장실 안 문에 품질관리에 대한 글귀가 붙어있었다. 일본의 유명 자동차 기업이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어려워지자 품질을 좀 낮춰 이익을 늘리려했고 이에 대한 결과로 소비자들의 안전이 크게 위험해짐에 따라 1000만대가 넘는 리콜이라는 큰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 그럼에도 정신을 차려 더 좋은 품질을 통해 이러한 위기를 극복했다는 글귀였다. 실트론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중요한 것은 품질이었다.
들어갈 때, 나올 때 마치 출입국 조사처럼 물품들을 확인했다. SV활동 담당 프로님을 따라 본사로 들어갔고 잠깐의 대기시간을 가진 뒤 실트론의 반도체 공정 생산라인 투어를 하였다. 뉴스에서 보던 방진복을 입고 공기분사기(?)를 거친뒤 라인을 구경할 수 있었다. 실리콘 잉곳으로부터 얇고 둥근 판으로 먼저 가공된 것들을 가져와 화학약품으로 식각공정을 하고 CMP(chemical & mechanical polishing)공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았다.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아래의 첨부된 사진과 같은 장비였다. 화학약품이 촉촉하게 천처럼 부드러운 패드를 적시고 있고 캐리어에 끼운 웨이퍼를 장비에 넣은 뒤 높은 압력을 가하고 장비를 회전시켜 평탄하게 깎는 공정이었다.
또, 이전부터 반도체는 정말 먼지한톨이라도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아무리 방진복을 입어도 공기중에 먼지가 없을 수는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있었다. 오늘 많은 웨이퍼들이 물에 잠긴채로 이동된다는 것을 보며 이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물에 잠겨 있는 웨이퍼는 보다 더 먼지로부터 안전하다. 그리고 오늘 라인투어를 하며 설명해주신 프로님은 경력 9년차의 배테랑이셨는데 자동화업무를 맡고 계셨다. 자동화업무에는 보다 효율적인 동선을 위한 장비배치, 팹의 무인화를 위해서 웨이퍼 운반 역할을 하는 로봇 도입과 관련된 업무 등이 있었다. 이런 로봇들을 직접 다 만드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 로봇제조 기업과 컨텍하여 협업의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SV활동에서 DSP공정 데이터를 제공받았고 분석의 목적은 GBIR제어를 잘하기 위한 것이며 GBIR은 THK값으로부터 알 수 있다. 웨이퍼의 품질은 GBIR값이 0에 가까울 수록 우수하다. 현재 매우 0에 가까운 약 0.2∼0.3㎛ 값이지만 고객사들은 더더욱 0에 가까운 값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또, 실트론에서는 사내 부서이동 기회가 종종 있다는 것을 프로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라인투어를 마치고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가니 내가 준비한 PPT가 화면에 띄워져있고 사내 다른 임직원분들이 이미 자리에 와계셨다. 유연한 회의를 위해 법카로 간식을 사러 프로님과 다함께 씨유를 들러 소소하게 음료하나씩을 가져와 발표를 시작했다. 나도모르게 목소리가 조금 떨렸는데 프로님들께 잘준비했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었다. 기분이 좋았다. EQP, RECIPE 조합별 분석을 통해 얻은 모델에서 또 높은 빈도를 보이는 공통인자를 가져오는 부분이 실제로도 업무에서 쓰는 방법이라며 말씀해주셨다. 이 후 실제로 데이터분석 엔지니어님들이 분석을 하는 방법을 실제로 볼 수 있었는데 GUI로 클릭을 통해 분석모델을 선택하고 관심 인자를 선택하며 한 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회귀분석을 할지 혹은 classification을 할지. 회귀분석이라면 random forest 혹은 다른 방법을 쓸지 등을 선택할 수 있었다. 매우매우 효율적인 세팅이었다. 실제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내면 이를 현장의 엔지니어에게 전달을 하는데 그 곳의 현장엔지니어분들의 역할은 testbed가 아닌 24시간 높은 수율을 유지시키는 것인 만큼 무리하게 요구할 수는 없다. 현장엔지니어의 경험과 일치되는 결과를 전달했을 때는 비교적 쉽게 의사가 전달되고 공정에 적용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다시 분석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고 근본적으로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한다.
자유롭게 임직원분들과 소감, 질문을 하며 채용에 있어 중요하게 보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뭔가를 학교에서 잘한다고 한들 회사에서도 잘한다는 것은 아니다. 먼저 인성을 바탕으로 팀원들과 잘 융화가 되어야 한다. 인성 및 태도는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느냐', '우리회사에 대해서 얼마나 아느냐'라는 질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별 관심도 없는 회사에 지원한다는 것부터 태도가 아닌 것이다. 지원을 했으면 적어도 어떤일을 하는 회사고 글로벌 마켓 순위는 얼마며 라이벌 기업, 주 고객사 정도는 알아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솔직해야 한다. '단점이 뭐냐'라는 질문에 그냥 솔직하게 단점을 이야기하면 된다. '~에 대해서 아느냐'라는 질문에는 알면 아는대로 모르면 모른다고 대답하면 된다. 세 번째로는 자신감, 당당함이다. 현재의 나에 대해서 당당하지 못하다면 미래에 대해서는 더 볼 것도 없다. 이는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말끝을 정확하게, 정확한 의미전달을 해야한다. 물론 서류 및 인적성을 먼저 통과한 뒤의 이야기이다.
또 다른 임직원께서는 '지식'과 '기술'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다. '데이터분석' 혹은 '머신러닝'과 같은 기술을 가지고 나의 도메인적 지식에 융합하여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입사를 하고나서 연구하는 것만큼 바쁘게,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체감할 수 있었고 그런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해내갈 수 있는 능력을 위해, 팀에 도움이 되기위해서 정말 코피가 나도록 공부해야하는 것을 느꼈다.
메인 행사가 마무리되고 프로님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또 이야기를 나누었다.
연봉인상의 측면에서 봤을 때, 경험하는 업무들로 봤을 때 첫 직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회사원의 연봉협상은 스포츠선수들의 연봉협상과 크게 다르다는 것.
의미있는 연봉협상은 이직할 때에 전화상으로 이루어지며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연봉인상을 제시해야한다는 것.
자기소개서에 회사가 좋아하는 키워드들이 있는지 없는지 보는 프로그램도 있다는 것.
자신이 엔지니어적 성향이 있다면 중견, 대기업에서 3,4년은 힘들게 많은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능력을 쌓을 필요가 있고, 또 경기도, 수도권 같은 경우 정말 많은 스타트업부터 중견 대 기업들이 있는 만큼 눈을 넓히면 기회는 많이 있다는 것.
그리고 3, 4년차의 경력직이 되는 순간, 이직이 자유로운 만큼 첫 관문, 첫 취업을 잘하면 그래도 낫다는 것.
생각보다 나의 노력보다 회사의 사정에 따라 취업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것. 뛰어난 사람이 많아도 회사에서 1명만 뽑을 예정인 상황 혹은 뛰어난 사람이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20명을 뽑을 예정인 상황. 그러니까 차분히 기회를 기다리며 기회를 잡을 준비를 해놓을 것.
홍보를 위해 채용할 계획이 없음에도 주기적으로 공고를 올리는 기업과 아닌 기업을 잘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관리, 운영에 더 큰 관심이 있다면 대기업 업무를 경험하는 것이 좋다는 것.
그렇게 맛있는 점심식사를 한 뒤 프로님께서 학교 건물까지 차로 배웅을 해주셨다. 덕분에 바로 수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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